안녕하세요. 산천초목입니다.
요즘 쿠팡에 일이 없나 보다. 사람을 잘 뽑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토/일 둘 다 신청해 봤다.

토요일은 상큼하게 탈락당하고 일요일은 1차 대기


그리고 얼마 후에 출근 확정 문자가 왔다.

출근이 확정되면 셔틀부터 신청을 한다. 그리고 내일 출근할 짐을 싼다.
자물쇠/ 3M 장갑/ 비니 모자 이 세 가지는 필수다.
일요일 새벽이 왔다. 전날 저녁에 계란 3개를 삶아놔서 아침으로 먹었다.
아침에 진짜 시리얼도 먹어보고 빵도 먹어보고 밥도 먹어봤는데
계란이 제일 괜찮은 거 같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셔틀 시간에 늦지 않게 밖으로 나간다.

엇!!!!!!!;;; 뭐야 눈이 왜 와??? 아… 다시 집으로 빠꾸할까???

뭐 금방 그치겠지 했는데~~ 더 많이 오기 시작한다…음…
그래도 일단 출근하기로 했으니 가본다. 셔틀버스를 타고 잠깐 잠이 들었다 깼는데
오늘은 눈이 많이 와서 옥상으로 올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1층에서 내림
차라리 이게 훨씬 편하네~~ 한 층만 올라가면 인도인접장이니깐~
1층 입구에서 출근 확정 문자를 보여주고 올라가서 쿠펀치 체크인을 한다.
오늘도 4층으로 가라고 한다. 아~~~~~~~오늘도 쉬는 건 없구나 ㅜㅜ
옷과 신발을 받고 내 번호 사물함을 열었는데 누가 옷을 넣어뒀다…
이것들이 숫자를 못 읽는 것인가?? 귀찮아서 그러는 것인가??

나도 다른 칸에 넣고 자물쇠를 잠근다.
4층으로 올라가 인원체크를 하고, 3층으로 내려간다.
냉동 가실 분!!!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끝내 그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3층으로 내려가서 PDA를 하나 잡고 바코드 스캔 후 8시 정각과 동시에 일을 시작한다.
아……근데 전날 새벽 1시에 잔 여파인가…
진짜 미치도록 힘들고 졸리다. 쿠팡 7시간쯤 하고 한 시간 남았을 때 체력이
오늘은 아침부터 시작이다. 으아……… 발이 진짜 너무너무 무겁다.
아… 아프다고 하고 그냥 조퇴할까??라고 생각하면서도 ㅜㅜ
알바비 8만 원도 소중해서 그냥 꾹 참고 일을 시작했다.
진짜 전날 무조건 일찍 자는 게 답인 거 같다.
오늘따라 왜 물건은 끝에서 끝에 있는 것인가;;; (대략 끝에서 끝 거리가 100M는 되는거 같다.)
예를 들어 A~Z 칸이 있다면 A에서 물건 찍고 확인을 누르면, 다음은 B나 C가 아니라 Z 칸으로 알려준다.
Z 가서 또 바코드 찍고 확인 누르면 다음 칸은 A 칸 ㅋㅋㅋ 환장하겠네
그래도 다행인 게 원래는 너무 바빠서 위에 긴급 표시가 나왔었다.
그러면 토트 한 박스 할 때마다 미친 듯이 레일에 올려줘야 했는데~
지금은 물량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다들 일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일거리가 줄었다기보다는 신규로 시흥 쪽인가 센터가 생겼는데
거기에 일감 몰아주기식으로 잠깐 하고 있어서 지금은 한가하다고 하더라.
곧 구정이 다가오는데 그러면 뭐 이제 답 없이 바빠질 거라고 본다.
구정에도 하루 정도는 일할 수 있으면 해야지~~~
근데 일이 없는 게 알바생 입장에서는 좋은데 안 좋은 점이 있다면 시간이 진짜 안 간다.
아니 미친… 한 3시간 한거 같은데 30분 밖에 안 지났을 때 그 허탈함은……
어쨌든 그렇게 꾸역꾸역 일하다 보니 점심시간이다.
그전에도 반찬 맛없으면 그냥 라면이나 먹어야지 하고 라면 먹었는데~
점심에 라면이 참 안 맞나 보다. 먹으면 거의 90% 확률로 체끼가 올라온다.
그래서 그냥 이번엔 맛이 있든 없든 밥 먹자~하고 밥을 먹었다.

밥주걱으로 밥을 퍼면서도 와… 이거 다 못 먹을 거 같은데 왜 이렇게 많이 펐지??
뭐… 남으면 어쩔 수 없지~ 짬 시켜야지 했는데 이게 다 들어간다???
배가 막 엄청 고픈 것도 아니었는데 ㅋㅋㅋㅋㅋ
그리고 다 먹고 나서도 뭔가 모자란 느낌은 뭔데??
왜 옛날에 대감댁 머슴들은 고봉밥을 먹었는지 알겠더라.
밥 다 먹고 내려와서 휴게실에서 잠깐 앉아있다가 오후 업무를 시작하러 들어간다.
역시 오전엔 잔챙이들을 집품했다면, 오후에는 우유와 정육이라는 큼직한 놈들과의 싸움이다.
특히 우유는 정말……… 왜 이렇게 많이 나가냐;;; 어휴…
우리나라 사람들 흰 우유를 너무 좋아한다. 진짜 오후엔 그냥 우유 전담팀만 있어도 될 만큼
우유가 많이 나간다. 우유가 생각보다 많이 무겁고 잡는 것도 애매하다.
평소 손목 힘이 약한 사람은 무조건 손목 보호대 착용하고 우유 집품을 하길 바란다.
대신 장점이라면 우유는 부피가 워낙 크다 보니 몇 개 안 담아도 토트가 금방 차버려서
빨리빨리 토트를 레일에 올려보낼 수 있다. (응?? 이게 장점인가 단점인가…)
우유를 어느 정도 하고 있다가 정육코너로 바코드 위치가 나오면 이젠 고기와의 싸움이다.
정육 코너는 정육점처럼 시뻘건 색으로 되어있어서 처음 오는 사람도 아~~ 여긴 정육코너구나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
정육코너에서 고기 집품 하면서 머릿속엔 “오늘 저녁은 삼겹살에 소주다!!!!!!" 이 생각만 들었다.
원래 먹는 거에 욕심도 없고, 평소에도 땡기는 음식 없던 사람인데~ 갑자기 삼겹살에 소주가 엄청땡기더라.
정육코너의 단점은 고기가 납작한 용기에 잘 포장되어 있어서 이게 토트에 차곡차곡 쌓으면
엄청나게 들어간다. 그래서 레일에 올릴 때 겁나게 무겁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손목 보호대 필수다.
그래도 평소보다 일이 없어서 좀 덜 힘들긴 한데, 일이 없으니깐 시간도 더 안 간다.
그래도 그냥 묵묵히 일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계약직 아줌마들 듣기 싫어도 수다 떠는 것도 들리고
누구 씹는 것도 들리고~~ 아무튼 그렇다.
그리고 아무리 냉장창고라고 하지만, 노동요로 겨울 왕국 OST만 주구장창트는건 누구 아이디어냐?
ㅋㅋㅋ 없던 추위도 생기겠더구먼~
열심히 일하다 보면 5분 전에 사람들이 일하던 거 정리하고 다들 퇴근하려고 입구 앞에 서있는다.
그럼 나도 하던 거 마무리하고 입구 앞에 서있는다. 땡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이 바코드 찍고 퇴근을 한다. 뭐가
그리 급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퇴근하라고 하면
금요일 저녁 클럽에서 광란의 밤을 보낼 작정하고 가는 사람처럼 잘 뛰어가더라.

2층에서 옷 갈아입고 쿠펀치로 퇴근 찍고 직원에게 쿠펀치 체크아웃한 거 보여주고 퇴근하면 된다.
아 체크아웃하고 바로 옆에 쿠팡 최대의 복지 300~400원짜리 음료 자판기에서
몇 가지 뽑아 먹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오늘도 소주 양이 픽업 와줘서 집까지 편하게 갔다.
진심 앞으로 쿠팡 하는 날은 전날 무조건 10시 전에 취침이다. 몸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네;;
야무지게 걸어다녔는데, 캡쳐를 못했네;; 이날도 20000보 정도 걸었다.
급여는 최저시급이 2025년 10,030원으로 올랐는데 입금된거 보니깐 12월보다 400원 더 들어왔다. ㅋㅋㅋ
아이고 소중해라 400원~~
쉽게 번 돈은 쉽게 쓰는데, 그래도 확실히 몸써서 일한돈은 어렵게 번돈이라 그런지 쓰기가 아깝더라.
젊은 친구들이 정신차리고 싶을때 한번씩 꼭 해봤으면 좋겠다.
그럼, 정말 정신 바짝 차려진다~~ 특히, 센터말고 캠프가서 상하차 한번하면 없던 정신도 차려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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