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산천초목입니다.
지난주부터 다시 쿠팡 알바를 시작했다.
이번 주도 토요일은 대차게 까이고 일요일은 1차 대기라고 문자가 왔다.
보통 1차 대기면 그냥 80% 정도는 “아~~ 나 까였구나…” 하고 마음을 내려놓는다.
근데 됐네??!! 이러면 어쩔 수 없지. 바로 셔틀버스 신청을 한다.
아들이 목욕탕 가고 싶다고 그전부터 말했는데~~ 다음 주엔 꼭 가자고 약속하고
이번 주는 패스!!(돈 벌어야 한다. 12월에 결혼기념일, 크리스마스, 연말….)
일요일 새벽 6시에 알람이 울린다. 일어나야 했지만, 이불 속이 너무 따뜻해서
하……….. 슈발 그냥 아르바이트 가지 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아빠다ㅜㅜ
일어나서 주섬주섬 챙겨 입고 시리얼 한 그릇을 우유에 말아먹고 집을 나선다.
셔틀버스를 타고 바로 취침~ 눈 떠보니 지옥의 뺑뺑이(쿠팡 건물 차 올라가는 곳)를 올라가고 있다.
근데 아저씨가 뭐가 그리 신나셨는지, 진짜 미친 듯이 밟으면서 올라간다.
생명의 위험을 조금 느꼈다. 아직 해가 채 뜨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출근을 한다.
옥상에서 2층 인도인접장까지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이런 계단을 2층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폭이 생각보다 많이 좁다.
2층에 가서 쿠펀치로 체크인을 하고 직원에게 보여준다.
오늘은 6층으로 가라고 한다~음……….. 6층이면 상온과 냉동이 있는 곳~~~
제발 상온!!!!!!!!!!
옷을 갈아입고 다시 6층으로 간다. (왜 맨날 아래 칸만 주는 거야!!!)
가서 10분 전쯤 들어가서 대기하고 있으니, 직원이 머릿수를 세더니 5층으로 다 내려보낸다.
오마이갓!!!!!!!! 상온에서 일하려면 일찍 들어가서 대기하기보단 시간 거의 다 됐을 때 들어가야 상온에 걸리나 보다.
5층 내려가서 PDA를 받고, 털 모자를 받는다.
털 모자는 누가 썼는지, 어떻게 썼는지 모르기 때문에 챙겨간 비니를 쓰고 그 위에 쓴다.
마스크는 당연히 2개 챙겨간다. 오전에 하나, 오후에 하나
장갑은 따로 챙겨간 3m 장갑을 끼고 그 위에 쿠팡에서 나눠주는 하얀 장갑을 낀다.
방한장갑은 안 낀다. 그거 PDA 더럽게 안 눌림…. 개빡침………
그리고 핫팩을 까서 주머니란 주머니엔 다 집어넣는다.
냉동의 최대 장점은 45분 일하고, 무조건 15분 강제로 쉬어야 한다.
나는 두 번째 타임으로 매시간 30분~45분까지 쉰다.
냉동 창고는 역시 춥다. 하지만, 요즘 날이 추워서 그런지 옷을 두껍게 입어서 할만하다.
그냥 몇 번 물건 토트 박스에 담아서 레일에 올려보내면 쉬는 시간이다.
여름엔 진짜 냉동 걸리면 뒈질 거 같았는데(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몰라서)
겨울엔 그냥 입고 간 그대로 들어가서 일하고 그대로 입고 집으로 와서 빨래통에 넣으면 된다.
그렇게 4타임을 쉬면 점심시간이다~
냉동이 참 좋은 게 진짜 쉼 없이 걸으면 허리가 더럽게 아픈데~
45분 일하고 15분 쉬고 하니깐 허리가 전혀 안 아프다. 다리도 마찬가지다.
밥시간이 돼서 식당으로 간다. 근데 메뉴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라면으로 때운다. 라면에 콩나물 많이 넣고 먹으면 더 든든한 거 같다.
일주일에 한 끼는 라면 정도는 괜찮잖아??
밥을 다 먹고 5층으로 다시 올라와서 휴게실에서 잠깐의 휴게시간을 가지고
다시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부담이 없다. 왜?? 15분 휴게시간이 있으니깐~
휴게실에 나와서 물을 마시려고 물병을 열었다~
응???? 으응??????????? 손가락으로 꾹꾹이를 해서 얼음을 박살 낸다.
그렇게 네 번의 휴식시간을 가지면 어느새 퇴근이다.
와~~~ 겨울엔 진짜 냉동이 짱이네~~~
일 끝나고 5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서 환복하고 반납하고 쿠펀치 체크아웃까지 하고 퇴근하면 된다.
냉동의 장점 : 45분 근무, 15분 휴식~너무 좋다.
냉장에서 일하면 밥시간 한 시간 빼곤 사실상 쉬는 시간 자체가 없다.
그냥 화장실 가면서 5분 쉬고 오는 게 다~~ 그것도 눈치가 살짝 보인다.
하지만 냉동은 15분 동안 휴게실에 널브러져 있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다.
냉동의 단점 : 일단 옷 제대로 안 껴입고 오면 극한의 추위를 버텨야 한다.
진짜 조올라게 추우니깐 옷을 껴입어야 한다. 개같이 춥다고!!!!!
나는 참고로 위아래로 히트텍 입고 기모 츄리닝 위아래로 입고, 경량 패딩까지 입고 일했다.
그렇게 일해야 춥다고 못 느낀다.
그리고 냉동 최대의 단점은 엘베는 포기해야 한다…… 특히 퇴근할 때…
2층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엘베 포기다. 걸어서 내려갔다가 셔틀탈 때 재수 좋으면 엘베 타는 거고 보통은 걸어서 옥상까지 올라간다.
이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아파트 2~3층이 쿠팡 한층 높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깐 2층에서 옥상이면 일반 아파트 10층 정도 높이까지 걸어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거 빼곤 냉동이 좋은 거 같다. 일 끝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기 마련인데, 하나도 안 힘들다.
갑자기 냉동 사랑하게 됐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주는 자진해서 냉동 가봐야지~~~
결론 : 어차피 겨울엔 밖도 추워서 냉동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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